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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독서_북도슨트] 디지털 네이티브 3.0세대를 위한 현실적인 독서 방법2023-04-05 14:55:01

안녕하세요. 에디터 맘 입니다. 어제 큰 아이와 게임을 어느 정도 해도 되는지를 놓고 2시간 넘게 씨름을 하였습니다. 물론 저도 엄마인지라 게임을 포함하여 스마트폰에 너무 빠져 있는 것을 걱정하여,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지금 본인이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공지능 시대에 내 미래가 구체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가를 따져 물었고 저는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육 현실이 미래를 대변해 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요. 아직도 주입식과 암기식이 대부분이고, 입시 위주의 국내 교육 현실은 저의 어린 시절보다 더 심화되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미래 교육에 대해 어느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는 곳은 없습니다. 또한 테슬라(CEO)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등 첨단 기술 기업 최고경영자와 연구자들이 인공지능(AI)이 초래할 위험성을 지적하며 개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는 기사를 보면 더욱 혼란이 가줄 될 수밖에 없는데요. 

 

 

디지털 네이티브 3.0 세대는 저의 아이들을 포함하여 지금 초등학생들을 지칭하는 가장 정확한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3.0 세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충분히 보급된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들은 TV 프로그램보다는 유튜브를 더 많이 시청하면서 성장했고,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이미 존재했기에 이런 디지털 기기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학교에 나가지 않고 영상 수업으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디지털 환경을 멀리하라거나 제약을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블리딩 오버(bleeding over) 현상

 

우리 아이들에게 디지털 혁명은 주의력을 빼앗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주의가 분산되거나 과잉되어 너무 많은 정보의 습득이 이루어지고, 깊은 사고가 불가능하게 되었는데요. 아이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빼앗으면 이내 지루함이나 따분함을 크게 느끼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중고등학생으로 성장하면서 진실을 찾기 위해 고된 훈련에 나서기도 전에 이미 진실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책은 물리적 실체감 즉 '물성'을 축각으로 인지하게 하지만, 스크린 읽기는 물성은 없고 산만함만 느끼게 합니다. 스크린으로 읽다가 책을 읽으면 스크린 읽기 방식으로 읽기가 계속되는데, 신경가소성 때문에 생기는 그런 현상을 '블리딩 오버(Bleeding over) 효과'라 부릅니다.

 

다시, 책으로

 

 

최근 상당히 이슈가 되었던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에서 언급한 블리딩 오버 현상의 내용입니다. 저자는 “사용하라, 그러지 않으면 잃는다"라는 뇌신경의 기본 원리처럼,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발달시켜 온 깊이 읽기 회로를 계속 개발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해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걷기도 전에 아이패드를 입에 물고 자라나는 요즘 아이들의 뇌에는 깊이 읽기 회로가 아예 제대로 형성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저자는 디지털 기술이 이뤄낸 성취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얻어온 것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어린아이들에게 ‘양손잡이 읽기 뇌’를 키워줘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쇄 기반 읽기 능력과 디지털 기반 읽기 능력을 모두 갖춘 뇌를 말하는데요. 우리 아이들에게 독서 환경을 제시하는 데 있어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가오지 않으신가요?

 

저자가 강조한 ‘양손잡이 뇌’처럼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뺏거나 줄이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종이책과 디지털 환경의 병행 학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입니다. 읽기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양’이 아니라, 유추와 추론을 통해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인데요. 

 

호모사피엔스가 6000년 전 우리에게 남겨준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문해력’을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능하면 빠르게, 필요하면 느리게” 읽는 기술,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일단 다시, 책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엄마와 함께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고 얘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에디터 맘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