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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독서_북도슨트] 그림책을 읽는 세 가지 방법 ③ 질문하며 읽기(하브루타)2023-02-25 11:18:07

안녕하세요. 주니어북살롱에서 친구들과 함께 그림책을 나누고 있는 이경현 선생님입니다.

 

오늘은 '그림책을 읽는 세 가지 방법'에서 마지막 세 번째 시간, <하브루타_질문하며 읽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하브루타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짝을 이루고, ‘답’보다는 ‘질문’에 주목하는 것이 하브루타의 핵심이라 할 수 있지요. 

 

이러한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에 하브루타를 적용해 실천해 가는 그들의 삶이 지금의 활약상을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런 하브루타를 한번 경험해 볼까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것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의 속담입니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자주 인용되곤 하지요. 이 짧은 한 줄의 속담으로 과연 어떤 질문들을 만들어내고, 토론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속담을 요리조리 뜯어보고 곱씹으며 파생되는 질문들을 적어 내려가 보세요. 그리고 가족, 친구 누구든 좋으니 서로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나눠보세요. 답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견해와 의견이 존재할 뿐이니 서로의 대답에 귀 기울여 주세요. 시작이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다음의 질문의 예시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열 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포기해야 하나?


- 어떤 일을 열 번 이상 시도해 본 적이 있나?


- 한 번만 찍었는데도 운이 좋게 넘어가는 나무도 있지 않을까? 


- 열 번 찍으면 도끼가 부러지진 않을까?


- 나무의 어디를 찍어야 나무가 잘 넘어갈까?


- 한번 찍었는데 도미노처럼 줄줄이 나무가 쓰러지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 찍어서 넘기기보다는 아예 뽑아버리는 건 어떨까?


- 나라면 넘어트리기 쉬운 가늘고 작은 나무, 넘어트리기 어려운 굵고 큰 나무 중 어떤 걸 선택할까?


- 열 번 찍어도 넘어가지 않은 나무같이 어떤 일을 잘 버텨낸 적이 있는가?


- 도끼 말고 전기톱으로 벤다면 좀 더 쉽지 않을까?


- 나무는 넘기지 말고 열매만 따 먹는 건 어떨까?


- 나무를 꼭 찍어야 하나? 나무가 아프지 않게 그냥 두면 안 될까?


- 찍혀 넘어간 나무의 마음은 어떨까?


- 열 번 찍어 나무를 넘어트렸다면 만족이 될까? 또 다른 나무를 쓰러트리고 싶어지지는 않을까?


- 나무로 무엇을 하려고 쓰러트리려는 걸까?

 

 

 

 

위의 질문은 초등학교 3~4학년 친구들과 진행한 속담 하브루타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저도 큰 기대 없이 독서 하브루타를 하기 전, 가볍게 연습 삼아 짧은 속담을 제시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은 질문 만들기에 열중했고,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문제의 ‘답’을 찾던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능동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다운 천진한 질문부터 노력과 포기에 관한 질문,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 나무를 베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방법까지… 정말 다양한 질문을 만들었고, 아이들 스스로 그 답을 찾기 위해 진지한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의견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로 아이들은 점점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대화는 풍성해졌습니다.

 

 

 

 

1. 비판적 사고력 향상

하브루타 독서법에서 질문을 통한 독서는 아이들이 책에서 읽은 내용을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욱 확고하게 정립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2. 독서 이해도 향상 

두 번째로 질문을 통한 독서는 아이들이 책에서 읽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더욱 깊게 생각하고, 분석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책에서 다양한 의미와 정보를 발견하고, 이를 쉽게 기억하며, 전반적인 독서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3. 상호작용과 토론 능력 향상 

 세 번째로 질문을 통한 독서는 아이들 간 상호작용과 토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토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4. 자신감 증진

네 번째는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고, 이를 다른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감을 더욱 증진시키고, 자신의 생각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아이들의 언어 능력, 창의성, 인지 발달, 자기주도 학습 능력, 그리고 친구 간의 소통과 협력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는 하브루타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한때 유행하는 독서교육법이 아니라 일상에서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발전시킨다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좀 더 깊고 넓게 사유하는 삶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에 걸쳐 그림책을 읽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 방법들을 실천해 보면서 더욱더 알찬 독서를 즐기시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그림을 들여다보고, 소리 내어 읽으며, 질문을 품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