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니어북살롱에서 뉴스, 책, 영상, 그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토론과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고영희입니다.
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이면의 삶을 글로 담아내는 일을 좋아합니다. 또 우리 아이를 위한 양육법 등 글쓰기 관련 실용서 및 시 에세이를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기에 대해 적어보려고 하는데요.
일기는 어린이, 학생들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어른들도 일기를 쓰면 좋은 점이 참 많습니다. 단지 어른들도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리고 살아가는데 바빠서 꼭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은 일기 쓰기의 부재로 인한 부작용을 인지하지 못할 뿐, 자주 경험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이들에게 일기 지도를 할 때입니다.
엄마, 일기는 어떻게 쓰는 거야?
아이들이 일기를 쓸 때 “엄마, 일기는 어떻게 쓰는 거 야?”라고 묻거나 “뭘 써야 하지?”라고 물을 때마다 “아무거나 써”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일기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자신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자신만의 삶을 쓰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일기 쓰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여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행위들을 돌아봄으로써 올바르고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기는 매일 경험하는 모든 것들의 생각이나 느낌들을 기록하는 글입니다. 그래서 가장 주관적이고 자전적인 성격을 띠게 됩니다. 무엇이든 써도 되며, 어떤 형식으로도 써도 되는 것이 일기입니다. 그만큼 어떠한 제약도 없습니다.
무엇(What)을 가지고 어떻게(How) 표현하느냐에 따라, 또는 어떤 형식 (Form)으로 나타내느냐에 따라 일기의 이름이 달라질 뿐입니다.
‘어떠한 매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일기는 다양하게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장르별 글쓰기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기 쓰기 하나로 모든 글쓰기의 틀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일기 쓰기가 습관이 된다면, 아이들의 글쓰기 걱정은 사라질 것입니다. 일기를 쓴다는 행위 자체가 어린 자녀에게는 바로 글을 쓰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글쓰기의 가장 좋은 도구가 ‘일기’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일기를 어떻게 써야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학교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학교 현장에서는 이론적으로 추상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공개수업에 참여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편지쓰기로 수업을 진행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편지를 쓰기 전에 아이들에게 어떻게 편지를 쓰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의 이야기 나누기 과정 없이 단지 “부모님께 감사 편지 써 보자.”라고 말을 합니다. 그 결과 아이들의 편지글 발표 내용들을 들어보면 내용이 비슷하거나, 자기만의 경험을 자세하게 풀어쓴 내용을 보기가 드물었습니다.
글 속에 이야기가 없는 것이지요. 그것은 자기만의 경험, 사건, 해결 과정,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의 생각과 느낌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뻔한 글들을 쓰기 때문에 아이들은 즐거운 쓰기 시간이 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말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들을 글로 쓰게만 하면 됩니다.
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학원에서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기장은 학교생활뿐 아니라 학원에서의 생활, 가족과의 대화에서 느끼는 감정까지 아이의 마음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는 보물 상자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일기를 쓰는 아이들의 일기장에는 그 아이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일기 쓰기 과정에서 형성되는 양육자(엄마)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는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서로를 공감해 주는 과정은, 자녀의 자존감 형성과 타인을 이해하는 관점을 터득하는 데에도 굉장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기 쓰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일기 쓰기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일상에서 벌어지는 자신만의 삶을 쓰는 행위입니다. 일기 쓰기는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여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기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볼 수 있으며 올바르고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기 쓰기를 위해 항상 아이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은 시간 소통하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요즘 맞벌이 부부들로 인해 아이들과 소통하는데 어렵고 버거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일기 쓰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오늘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일기 쓰기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다음에 또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